자율주행 선두그룹 포드, 웨이모, 크루즈 이어 중국도 진입···한국은?
포드, 웨이모, 크루즈 이어 중국도 선두 그룹에 2025년 센서 24조, 레이더 8조 5천억원 예상 정부, 2025년까지 모든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 C-ITS 구축 한국, 현대차 그룹 앱티브 투자 등 잰걸음
[이넷뉴스]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들의 광폭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율주행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는 물론 모바일(Mobile)까지를 아우르는 4차산업 혁명 기술의 총아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가 발표한 ‘자율주행 리더보드 2020’(Automated Driving Leaderboard 2020)에 따르면 2019년까지만 해도 GM의 크루즈, 포드(Ford), 웨이모(Waymo)가 선두 그룹을 유지하였으나, 2020년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바이두(Baidu)사가 자율주행택시를 운행하면서 선두그룹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차그룹이 선두 그룹을 바짝 쫓고 있다.
최근 주목을 끌었던 미국의 테슬라는 '완전 자율 주행'(Full Self-Driving : FSD) 서비스를 출시하고 5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으나 단순히 기술 뿐 아니라 파트너, 비전, 시장진출전략, 생산 전략, 제품 기능, 판매·마케팅, 품질·신뢰성, 제품 포토폴리오, 지속성 등을 모두 따진 조사에서는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 5G 네트워크 강국, C-ITS 실증과 구축도 빠르게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을 0-5까지 총 6단계로 나눴다. 0, 1단계는 일반 차량과 운전 보조 정도이며, 2단계는 운전자가 항상 감독해야 하는 부분자율주행이다. 3단계는 자동차가 안전 기능을 제어하고, 탑승자 제어가 필요한 경우 신호를 주는 조건부 기술인데, 최근 자동차에 적용되는 것이 2-3단계 중간 정도 수준이다. 4단계는 주변환경 관계없이 운전자 제어가 필요 없는 고도 자율주행, 그리고 마지막 5단계가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무인 주행차를 말한다.
이 기술 단계를 실제로 적용해서 테스트 하는 곳이 바로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 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 이하 C-ITS)이며, 자율 주행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중요 인프라이다.
미국은 이미 미국 자동차 빅3(GM, Ford, FCA 등)가 위치한 미시간 주 미시간대학교 캠퍼스 내에 약 4만평 규모 부지를 일반 도시와 똑같은 형태로 만든, 자율주행 미니 도시인 엠시티(M-City)가 있다. 그리고 또다른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부터 미시간을 잇는 미국 최초의 자율주행전용도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진행 중에 있다.
한국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케이시티(K-city)를 비롯해, 서울, 판교, 대전 세종시, 대구 등지에서 5G 네트워크 기반 강점을 내세운 이동통신회사들이 모두 참여해 시스템 구축을 돕고 있다.
◇ 만도 등 성공사례 있으나 다양한 부품 개발 이어져야
자율주행 차량에 가장 중요한 부품 쪽은 어떨까.
일본의 야노경제연구소는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자율주행용 센서 세계시장에 관한 조사결과(2020년)'를 발표하면서, 2025년 세계 시장규모는 메이커 출하 금액 기준 약 2조 4,808억 엔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2021년부터 회복세를 찾는 한편 2025년 ADAS 탑재율은 미국·일본 90%, 유럽 80%, 중국 70%를 넘어서며 관련 레이더, 센싱 카메라 출하 수량도 꾸준히 성장할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레벨2+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앞에 장거리 레이더, 센싱 카메라를 배치할 뿐 아니라, 전후좌우에 단거리 레이더를 탑재함에 따라 출하 수량이 급증할 것이며, 2024~2025년에는 CMOS 프로세스로 인해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이 기술이 중급차까지 적용되는 등 차종이 확대되면서 2025년 레이더 세계 시장규모는 8,505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만도가 장거리 레이더 양산 수주에 성공했으며, 아마존이 내년부터 운행할 자율주행 전기차에 ADAS를 공급하는 등 부품업계 성공사례로 꼽힌다. 또 다른 중요 부품인 카메라도 국내업체들이 꾸준히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지난 10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수소차 포함, 인공지능소프트웨어, 센서 등이 필요한 자율주행차 전장 부품 기업은 전체 부품기업 중 4%에 불과해 산업생태계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보다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 법·제도 마련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기술 적용 확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 울산 현대자동차를 둘러본 후 참가한 ‘미래차 산업 토크콘서트’의 모두 발언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는 물론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관련 “2027년 세계 최초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 전략’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 모든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에 C-ITS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연내 완전자율차 제작 가이드라인과 임시운행 허가요건 완화를 추진키로 했다. 내년에는 국제기준을 토대로 자율주행차 보안가이드라인을, 24년까지는 완전자율주행차 안전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안전구간 전방 주시 면제, 위급 시 즉시 복귀하는 안전기준과 보험제도 등 법·제도를 정부가 선제적으로 마련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2022년 레벨3 부분자율주행 차량의 본격 출시와 ‘24년 완전자율주행차 일부 상용화에 좀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부품 분야에서는 차량용반도체, 자율주행 부품, 도로인프라, 경량 소재 등 미래차 부품기술을 선점하는 등 핵심부품 국산화 기술개발을 집중 추진하는 한편 자율주행 기술을 국방ㆍ항만 수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여 핵심기술 확보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유시복 센터장은 “한국은 테슬라와 달리 신중하게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이미 정부가 핵심 부품 개발에 투자한 지도 오래됐고, 현대차그룹이 기술은 물론 앱티브(Aptive)에 투자하는 등 다각도로 빠르게 세계 선두 그룹을 따라잡고 있다”며, 한국 기술 수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new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