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수소경제, 미래 수소 사회의 모습은?

탄화수소→수소,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모빌리티 핵심 에너지로 부상 2050년 3,000조 시장 전망 그린수소 원천기술 확보가 쟁점

2020-10-23     김그내 기자

[이넷뉴스] 이미 전세계적으로 수소가 미래 사회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글로벌 주요국들은 수소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될 것임을 인지하고 탄화수소에서 그린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석연료 기반 경제와 사회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수소경제는 어느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앞으로 수소가 가져다 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단일 모델로는 세계 최초로 단일 국가에서 누적 판매 1만 대를 달성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 수소경제시대, 수소차와 연료전지 중심으로 급성장···한국이 시장 주도권 확보

수소는 이미 자동차 연료, 전기, 열 생산 등에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 하나의 에너지자원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산업사회의 핵심원천 기술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현재의 정치·사회·경제적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메가트렌드로 급부상해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

수소경제는 현재 수소차와 연료전지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수소경제시대, 수소 수요 확대를 이끌 분야로 수소차를 꼽았으며 연료전지가 다양한 분야에 보급돼 수소 소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로 우리나라가 선두를 이끌 수 있는 수소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

정부는 수소경제가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 핵심요인으로,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수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수소자동차 620만 대를 생산하고 분산전원 구축을 위한 발전용 연료전지의 발전 성능을 15기가와트(GW)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여기에 수반되는 친환경 수소 생산, 수소 저장 방식의 다양화, 전국적인 수소 충전소와 수소 파이프라인 설치 등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사회 전반으로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될 수 있다. 로드맵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2040년까지 42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43조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시작되는 지금, 우리나라는 수소 활용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부품의 99%를 국산화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고, 우리 수소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수소경제의 또 다른 축인 연료전지 분야도 앞서가고 있다. 전문 기업 중심으로 다양한 연료전지 포트폴리오를 구비하고 있는가 하면, 울산을 비롯한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에서 수소차 확산에 필요한 부생수소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전국적인 천연가스 배관 역시 우리의 강점으로 꼽힌다.

◇ 미래 수소사회의 모습

수소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산업과 생활에 활용된다는 것은 단순히 기존 화석 에너지에 대한 교체가 아닌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사회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미래 수소도시에서는 수소의 생산·저장·이송·활용에 필요한 인프라가 도시 내 구축돼 주된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게 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하는 것이 일반화돼 우리의 생활과 경제활동의 모습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미래 수소사회에서 수소도시는 도시의 입지, 기능과 경제사회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다. 특히 수소는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핵심 에너지원으로 활용돼 미래 수소사회에서는 수소자동차 외에도 선박, 열차, 건설기계, 도심항공교통 등으로 확대돼 큰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올 7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트럭 '엑시언트 퓨얼 셀'을 스위스에 수출하기 위해 선적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아울러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를 자체 생산·저장·공급까지 가능한 융·복합 충전소 형태가 추진되고 있으며,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함께 연료 충전을 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복합환승센터·주차장·버스 차고지·철도 역사 등 주요 생활편의 시설 등에도 수소충전소가 위치해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수소를 도시 주요 기능의 에너지로 쓰는 ‘수소도시’는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수소가 미래 사회 에너지원으로써 우리 삶 속에 온전히 녹아 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무엇보다 수소 접근성을 높여줄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수소에너지로 움직이는 수소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소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하거나 부족함 없이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성, 안정성, 효율성 등이 확보돼야만 온전한 수소경제, 수소사회가 구현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안팎의 미래에 수소사회에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앞으로 각 분야의 원료와 연료를 수소로 충당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소는 점차적으로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핵심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 수소경제는 미래 성장동력의 중요한 원천···그린수소생산 기술에 집중해야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미래 수소사회로의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가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빈국임을 감안해 수소경제를 통해 에너지의 일정 부분을 자급할 수 있어야만 경제성장을 더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수소산업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에 있어서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 아직은 미흡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앞으로 다가올 수소경제의 미래 : 주요국 정책 동향과 시사점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한국은 모빌리티와 발전용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 및 공급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전 세계는 탄화수소에서 수소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미래 산업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추적형 산업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게임체인저가 되려면 에너지 기술, 특히 수소에 대한 원천 기술 확보 및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소경제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아 우리나라가 수소에너지 활용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립, 수소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통해 미래 수소 사회를 주도하는 강국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넷뉴스=김그내 기자] snowcat74@enetnews.co.kr